2020년 한컴그룹에 피인수…위성영상처리 소프트웨어 개발 지구관측 위성 '세종 1호' 발사…누리호 4차 발사에 위성 탑재 예정 B2G 국한된 위성 분야…위성인터넷·위성항법 등 B2C 확장 추세 "IPO로 자본 확충 이후 위성인터넷·한국형 위성항법 진출 가능성"

[뉴스포스트=최종원 기자]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II)' 발사 이후 민간 주도의 '뉴 스페이스' 시대가 개막한 가운데, 군과 정부 기관 등 B2G(기업 간 정부 거래)와 B2B(기업 간 거래)에 치중된 지구관측 위성 시장이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까지 확장할 수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인 한글과컴퓨터의 자회사 한컴인스페이스가 지구관측 위성 상용화에 힘쓰는 가운데 B2C로 사업을 확장할 지 관심이 모인다.
27일 미국 시장조사기관 얼라이드 마켓 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위성 시장 규모는 2032년까지 연평균 8% 성장해 2032년 6157억 달러(약 812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막대한 자금력이 필요한 발사체 시장 대비 위성 시장은 진입 장벽이 낮고 활용 서비스, 통신 서비스에 대한 수요 증가로 유망하다는 장점이 있다.
한컴인스페이스는 2012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 '인스페이스'라는 명칭의 1호 창업기업으로 시작했다. 아리랑위성 2호의 위성영상 융합기술을 개발한 최명진 대표를 중심으로 위성영상처리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다. 설립 5년 차인 2017년에 국내 최초로 정지궤도 환경위성 지상국 구축 사업과 달 탐사 위성 지상국 구축 사업을 수주하며 두각을 드러냈다. 같은 해 현 주력 분야인 드론 영상 분석 서비스를 시작하며 항공사업에도 뛰어들었다.
2020년엔 한컴그룹에 인수합병되며 성공적인 엑시트를 이뤄냈다. 소프트웨어 분야 강소 기업인 한컴그룹은 당시 드론 활용 서비스 시장 진출을 위해 인스페이스 측에 인수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컴그룹 측은 "인스페이스의 드론셋 기술과 한컴그룹이 보유한 사물인터넷(IoT)·자율주행·블록체인 등의 기술을 융합해 '지능형 드론 서비스 플랫폼'을 구축하고, 정부·지자체의 스마트시티 구현에 기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22년에는 국내 첫 지구관측용 민간 위성 '세종 1호' 발사에 성공했다. 인공위성과 드론, 완성형 초고해상도 센서 기술력을 통해 우주와 항공, 지상을 모두 아우르는 영상 데이터 중심의 서비스 벨트를 구축한 셈이다. 내년 하반기 예정인 누리호 4차 발사에도 공공활용용 다분광 영상촬영을 목적으로 6U 사이즈의 초소형 큐브위성을 탑재해 우주로 보내기로 했다.
그동안 저궤도 인공위성 시장은 주로 군이나 정부 기관 등을 대상으로 한 B2G 사업에 치중된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전 지구에 광대역 인터넷 서비스을 구축할 수 있는 저궤도 위성통신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전 세계적으로 스타링크, 원웹 등 B2C 서비스를 지원하는 업체들이 각광받는 추세다. 지난해엔 글로벌 전자상거래 공룡 기업 아마존도 저궤도 위성 인터넷 서비스 'Kuiper Project'를 승인 받아 시장에 뛰어들었다.
다만 국내에선 아직까지 뚜렷한 위성 B2C 추진 사례가 들리지 않고 있다. 국내 위성 산업이 방위 산업과 밀접하게 연관된 탓이다. 예를 들어 한화시스템이 순수 국내 기술로 지난해 발사한 '소형 SAR 위성'은 에너지 탐사, 자원 모니터링, 재해·재난 감시, 기후·환경 감시, 건설·인프라, 안보 분야 및 분쟁지역에서 활용도가 높아 B2G·B2B 위주의 수요를 창출하고 있다.
한컴인스페이스의 사업 영역도 정부 사업을 수주하는 B2G에 국한돼 있었지만 차후 IPO 이후 자금을 확보해 B2C 시장까지 확장할 것으로 전해진다. B2G는 기밀성이 중요한 군사 기관이나 정부 부처 사업이기 때문에 대중적 인지도를 확보하기 어렵고, 일회성 사업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위성인터넷, 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KPS) 등 B2C로 확장하면 인지도 확보와 수익 다각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파악된다.

우주항공업계 관계자는 "분단국가로서 안보 차원에서 단독 통신위성망을 갖고 싶어하는 수요가 있고, 정부 차원에서도 관심이 많아 한컴인스페이스가 KPS 개발에 뛰어들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스타링크로 대표되는 위성인터넷 시장은 자본이 많이 필요하니 자본 확충 이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한컴인스페이스 관계자는 "내년 누리호 4차 발사에도 자사가 개발한 초소형 위성을 탑재할 계획이고, 별도로 IPO도 추진 중"이라며 "아직까지는 실현 가능성이 있는 사업만 발표하는 단계인 만큼 현재로선 구체적인 (B2C 사업) 계획까지 공개하긴 어렵다"고 전했다.
Comments